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의 내용타당도 재검증 연구
Copyright 2025 ⓒ Korean Speech-Language & Hearing Association.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초록
본 연구는 다양한 언어 및 문화적 환경에 놓인 아동들의 언어발달을 평가하여 위험군에 놓인 아동을 선별하기 위해 제작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의 내용타당도를 재검증함으로써 보다 신뢰롭고 타당한 검사를 완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기개발된 언어발달검사 문항들을 바탕으로 수정된 델파이 기법을 활용하여 언어치료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문항 내용타당도와 단계타당도를 검토하였고, 이어 아동의 보호자 20인을 대상으로 문항에 대한 이해도 조사를 시행하였다.
전문가 의견 합의를 위해 내용타당도 지수(CVI)를 산출해 지수가 낮게 나타난 문항들을 수정하였고, 그 외 개방형 질문을 통해 수집한 기타 수정ㆍ보완 의견들도 내용 분석을 통해 반영하였다. 한편, 보호자 이해도 조사 결과는 문항 이해도, 타당도, 만족도 응답을 확인해 결과가 낮게 나타난 문항들의 난이도를 조정하였으며, 이 역시 개방형 질문을 통해 기타 수정ㆍ보완 의견들을 수집해 수정에 반영하였다. 전문가 및 보호자 의견 조사 후 최종 검사 문항은 언어병리학과 교수 및 석ㆍ박사과정 연구진에 의해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5개 영역(구문 11개 문항, 의미 14개 문항, 화용 19개 문항, 조음 7개 문항, 문해 15개 문항)의 총 66문항을 최종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는 전문가 및 보호자 의견을 통해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 문항을 수정하고 내용타당도를 검증하여 현장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o reexamine the content validity of a web-based screening brief language development test designed to assess the language development of children in diverse linguistic and cultural settings to identify at-risk children, resulting in a more reliable and valid test.
Based on the developed language development test items, a modified Delphi technique was used to examine the content validity and level validity of the items with 14 speech-language pathologists, followed by a survey of 20 parents to determine their understanding of the items.
The content validity ratio (CVR) was calculated for expert consensus, and questions with low scores were revised, and other revised and supplementary opinions collected through open-ended questions were also reflected through content analysis. On the other hand, the results of the parental understanding survey were checked for item understanding, validity, and satisfaction, and the difficulty level of the items that showed low results was adjusted, and other opinions were collected through open-ended questions and reflected in the modifications. The final test items were reviewed by a professor of speech-language pathology and a master’s and doctoral researcher. As a result, a total of 66 items in five domains (11 syntactic, 14 semantic, 19 pragmatic, 7 articulation, and 15 literacy) comprised the final test items.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hat the Brief Language Development Test items for web-based screening were revised and content validated with input from experts and caregivers to improve their feasibility for field use.
Keywords:
Web-based tests, screening tests, language development tests, content validity키워드:
웹 기반 검사, 선별검사, 언어발달검사, 내용타당도Ⅰ. 서론
아동기의 언어발달 문제는 자폐 스펙트럼이나 다운증후군 같은 다른 장애들과도 연관되어 있을 수 있고(Kim, 2002), 이후 심한 언어장애로 이어지거나(Olswang et al., 1998),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또 다른 외현화 문제행동 및 학업, 사회적 성취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중재가 매우 중요하다(Gilkerson et al., 2018). 따라서 학계에서는 예방적 차원에서의 언어발달 촉진을 강조한다(Rescorla, 2009). 즉 아동의 언어적 어려움은 빠르게 발견할수록 개입의 효과가 좋으므로(Wiig & Semel, 1976) 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선별검사를 통해 아동의 발달 지연과 장애로의 진행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언어발달 지연을 가진 아동을 조기 선별하여 적절한 중재를 제공했을 때 중재를 제공하지 않은 아동에 비해 언어발달지연이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Maas, 2000). 그 외에도 청각장애나 음성장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조기 중재는 의사소통능력을 비롯한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다(Kaiser & Roberts, 2011; Yoon, 2007; Yoon & Choi, 2010).
하지만 학계의 이러한 조기 선별 강조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 이주 배경 가정, 탈북가정과 같은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을 가진(diverse linguistic and cultural: DLC) 아동들에게서는 조기 선별의 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KYCI, 2022). 기존의 표준화된 언어발달 검사는 전문가의 대면 평가가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데(Han & Yim, 2018),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을 가진 아동들은 사회적 네트워크 및 정보의 부족으로 전문 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Lee, 2022), 시간적, 경제적 부담과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검사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을 가진 아동들은 계속해서 일반 아동들보다 낮은 언어 능력을 보이며(Oh et al., 2009), 이들의 언어 지연은 다양한 문제행동으로도 이어져(Choi, 2017; Koo, 2009) 언어발달 조기 선별이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점에서 앞서 본 연구진은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에 놓인 아동의 언어발달을 평가하여 위험군에 놓인 아동을 선별하기 위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를 개발한 바 있다. 기존 대면 선별검사의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주 양육자가 웹사이트를 통해 편리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간단한 문항으로 손쉽게 아동의 발달 지연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Choi et al., 2019; Joo et al., 2024; Kim et al., 2023; Lee et al., 2023). 하지만 해당 검사 도구는 개발 이후 계속 수정ㆍ보완되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검사의 지속적인 검증은 객관적 근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수정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의 내용타당도를 재검증하여 더욱 신뢰롭고 타당한 검사 도구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용타당도는 평가 문항들이 목표하는 내용 영역을 적절히 반영하는지를 전문가 의견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으로, 검사 개발의 핵심 요소이다(Sung, 2002).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론적 접근을 통해 연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문항의 내용타당도와 단계타당도를 체계적으로 평가한다. 아동 언어치료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언어병리학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여, 각 문항의 내용적 적합성 및 발달단계 적절성 등을 평가한다. 둘째, 보호자 이해도 조사를 통해 개발된 검사 문항의 실제 적용 가능성 및 사용 편의성 등을 평가한다. 아동의 부모 또는 주 양육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문항의 이해도, 타당도, 만족도 등에 대한 다각적인 의견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검사 문항을 최종 수정 보완해 현장에서의 효율적인 사용을 보장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절차
본 연구는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은 후 실시되었다(ewha-202501-0024–01). 본 연구는 웹 기반 부모 보고형 언어발달검사가 부재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이미 일차적으로 개발된 문항이 있다는 점에서 절차의 반복과 통제된 피드백이 생략된 수정된 델파이 방법(modified Delphi technique)을 적용하였다. 수정된 델파이 방법이란 고전적 델파이 방법을 수정한 것으로 연구 주제에 대한 사전정보가 있을 때 처음부터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응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Kerlinger, 1973, pp. 292-293). 이후 아동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예비 문항에 대한 이해도 조사를 시행하였고, 연구진 회의를 통해 최종 문항을 선정하였다.
2. 연구 대상
본 연구에서는 언어발달검사의 문항 내용을 타당화 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언어병리학 전문가들을 연구 참여자로 구성하였다. 언어병리학 전문가 집단에서 학술적, 실무적 성과가 뛰어난 전문가를 추천받아 20명의 예비명단을 작성하였고, 그중 석사 이상, 언어재활사 1급 보유, 아동 언어치료 분야에서 경력 5년 이상 전문가 1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Table 1).
3. 연구 과정
델파이 조사는 언어병리학과 교수진의 감독하에 언어재활사들로 구성된 박사과정 연구생들이 기존의 표준화된 검사 도구들을 참고하여 일차적으로 개발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 문항을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Appendix 1). 총 5개 영역(구문 14개, 의미 18개, 화용 14개, 조음 7개, 문해 9개, 총 62개 문항)을 발달단계(3세 0개월~9세 11개월) 순으로 제시하였다. 세부적으로는 주 양육자인 성인(부모, 조부모 등)이 보게 되는 간접평가 문항이 메인이나, 혹시라도 성인이 해당 질문에 관한 아동 특성을 잘 모르면 아동에게 직접 간단한 과제를 진행한 뒤에 답변할 수 있도록 하는 직접평가 지시문도 추가되어 있다. 문항 내용타당도는 ‘문항이 해당 영역을 평가하는 내용으로 적합한가’에 대해 리커트 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하였고, 4~5점을 긍정적 평가로 정의하였다. 문항 단계타당도는 ‘문항이 발달단계에 적절한가’에 대해 O, X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개방형 설문 방식을 병행하여 질문 내용에 대한 타당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경우(5점 척도 중 3점 이하 또는 X 부여 시)에는 그 이유와 보완방법에 대하여 의견을 적도록 하였다.
델파이 결과는 Lawshe(1975)의 공식을 따라 내용타당도 지수(content validity ratio: CVR)을 분석하였다. CVR은 전문가 의견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수렴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로서 델파이 조사에 참여하는 전문가 수에 따라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참여한 전문가의 수가 14명으로 CVR이 .51 이상인 항목에 대해 전문가 의견이 수렴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Lawshe, 1975). 개방형 질문을 통해 수집한 내용들은 내용분석을 통해 정리했다.
최종 문항을 선정하기에 앞서 아동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문항에 대한 이해도 조사를 시행하였다. 보호자들에게 아동의 발달단계에 맞는 문항(5문항)을 주고 현재 아동의 상태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리커트 4점 척도(전혀 못한다=0%, 조금 할 수 있다=30%, 잘한다=60%, 매우 잘한다=100%)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검사에 대한 이해도, 타당도, 만족도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6문항을 리커트 5점 척도(매우 그렇지 않다=1점, 그렇지 않다=2점, 보통이다=3점, 그렇다=4점, 매우 그렇다=5점)로 추가하였다. 간접평가, 직접평가 두 실시방법에서 모두 문항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 어려웠는지를 물음으로써 ‘이해도’를 확인하였고, 검사가 아동의 전반적인 언어 수준을 잘 평가한 것 같은지를 물음으로써 ‘타당도’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간접평가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간편하게 실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동의 언어 수준을 빠르고 간편하게 검사하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하는지 ‘편의성’ 차원에서 만족도를 확인했으며, 직접평가는 간접평가와 달리 수행과제를 통해 아동의 수행을 실제로 관찰한 뒤에 답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부여된 수행과제가 정확히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수행과제의 효과’ 차원에서 만족도를 확인하였다. 이 외에도 검사 전반에 대한 보호자의 의견도 작성할 수 있도록 별도의 의견 기재란도 제시하였다.
전문가와 보호자 의견을 토대로 검사 문항은 언어병리학과 교수 및 석ㆍ박사과정 연구진에 의해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평가 영역과 문항 간의 적절성, 발달단계 난이도의 적절성 등이 중점적으로 검토되었으며, 수정 작업을 거쳐 검사 도구의 최종화 작업이 이루어졌다.
Ⅲ. 연구 결과
1. 전문가 델파이 조사 결과
델파이 조사는 언어발달검사의 다섯 가지 영역(구문, 의미, 조음, 화용, 문해)의 문항 내용이 타당한지 5점 척도로 평정하도록 한 결과를 이용하여 문항 내용타당도 지수(CVR)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 CVR 값은 최저 .29에서 최고 1.00으로 나타났으며, 총 62문항 중 14명에 대한 CVR 기준값인 .51에 미치지 못한 6개 항목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합의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문항 수정을 진행하였다(Table 4).
더불어, CVR 값이 .51이 넘었어도 해당 문항이 발달단계에 적합한지를 물은 문항 단계타당도 질문에 X가 1개 이상 나오거나 별도의 서술형 의견이 제시된 문항들은 최대한 패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하였다. 평가 문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수정 및 보완에 대한 의견은 크게 ‘문항 단계’와 ‘문항 내용’에 대한 것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문항 단계’의 경우는 문항이 해당 나이에 비해 너무 쉽거나 어려워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이 해당하며, ‘문항 내용’의 경우는 영역(구문, 의미, 화용, 조음, 문해)의 이동이나 예시의 수정, 질문방식의 변경 등을 포함한다. 그 결과, 내용 변경 1개, 단계 변경 22개, 내용과 단계 모두 변경 31개가 수정되었다.
2. 보호자 이해도 조사 결과
보호자 이해도 조사 결과 언어 지연이 없는 일반 아동이 4점 리커트 척도 중 1점에 해당하는 ‘전혀 못한다(0%)’를 선택한 문항 2개, 2점에 해당하는 ‘조금 할 수 있다(30%)’를 선택한 문항 4개가 확인되어 해당 문항들은 난이도를 조금 쉽게 수정하였다. 검사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는 ‘문항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 어려웠는지’를 물은 질문에서 모든 문항이 ‘보통이다(3점)’ 이상으로 나타나 수정해야 할 문항은 없었다. 다만, 검사에 대한 타당도 측면에서 ‘검사가 아동의 전반적인 언어 수준을 잘 평가한 것 같은지’를 물은 질문에 5세 0개월~5세 5개월용 문항에서 ‘그렇지 않다(2점)‘로 응답한 것이 1개가 나왔고, 검사의 만족도 측면에서 ‘아동의 언어 수준을 빠르고 간편하게 검사하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질문에 6세 0개월~6세 5개월용 문항에서 ‘그렇지 않다(2점)’라고 응답한 것이 1개가 나와 해당 연령대의 문항은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하였다.
그 외, 정성적 분석을 위해 보호자들에게 별도의 의견을 물은 것에서는 ‘문제 안의 예시 추가 요청’이나 ‘채점 기준이 없어 답변 선택의 어려움’, ‘질문 내용의 모호함’, ‘문제와 맞지 않는 듯한 직접평가 내용’ 등과 같은 의견들은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함께 수정하였다.
3. 최종 문항 선정 결과
전문가 델파이 및 보호자 이해도 조사를 통해 완성된 예비 문항을 바탕으로 연구진 회의를 통해 5개 영역(구문 11문항, 의미 14문항, 화용 19문항, 조음 7문항, 문해 15문항)의 총 66문항으로 최종 문항을 구성하였다(Appendix 2). 평가대상은 학령전기 아동인 만 3~6세를 주 대상으로 하나, 조기에 적절한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선별검사의 목적상 6세 이후도 필요하다는 선행 연구(Meisels & Provence, 1989)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평가대상을 만 3~9세로 넓혔다. 모두 14개의 발달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5개 영역(구문, 의미, 화용, 조음, 문해)이 단계별로 조금씩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만 3세의 경우에는 발달 단계상 아직 문해 영역을 평가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제외하였고, 8~9세의 경우에는 이미 구문, 의미, 조음의 습득이 완료되었다고 보아 이를 제외하였다. 문항 척도는 4점 리커트 척도(1점=전혀 못한다(0%), 2점=조금 할 수 있다(30%), 3점=잘한다(60%), 4점=매우 잘한다(100%))를 사용하였다. 최대한 주 검사자인 아동의 보호자가 진행하는 간접평가 문항만으로 모든 검사가 진행될 수 있게 하려고 모든 문항에 예시를 넣었으나, 혹시라도 성인이 아동의 상태를 잘 모를 수 있겠다 싶은 문항에서는 아동에게 직접 시켜볼 수 있도록 하는 직접평가 지시문을 추가하기도 하였다(직접평가 지시문은 지면 관계상 제외함).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에 놓인 아동들의 언어발달을 평가해 위험군에 놓인 아동을 선별하기 위해 제작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의 내용타당도를 재검증함으로써 보다 신뢰롭고 타당한 검사를 완성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간편 언어발달 선별도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와 보호자 모두를 연구에 참여시켜 검사 문항을 계속 수정했다는 점에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논의 및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언어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와 실제 검사를 사용할 아동의 보호자 모두를 대상으로 내용타당도를 검증해 현장 실용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내용타당도를 검증하는 것은 검사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측정 도구의 내용이 해당 개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이 도구가 실제로 측정하고자 하는 속성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Kim, 2009). 한편,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경험을 조사하는 것은 도구의 신뢰성과 유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Alfonso et al., 2020). 보호자의 피드백을 통해 도구가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이해하게 되고, 이는 도구의 임상적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 과정에서 한 전문가는 기존의 많은 언어발달 검사들이 외국 것을 번안한 것이어서 국내 문화나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본 검사 도구의 개발을 반겼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언어발달검사는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한 예시들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배경 아동의 보호자를 대표하는 표본으로 진행되지 못했고, 아동에 대한 직접 검사는 시행되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동 및 보호자 집단을 대상으로 검사 도구의 검증을 확대하고, 표준화된 규준을 제시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고려해야 한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언어발달검사는 문항 수를 줄이고 예시를 넣었으며, 아동에게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직접평가 지시문도 추가해 기존 언어발달검사들이 가지는 문항 이해의 어려움과 높은 피로감, 포괄적이지 못한 한계점(Son & Hwang, 2004; Yoon, 2006)을 보완했다. 평가 문항은 발달단계별 5문항이며, 되도록 언어발달의 구성요소인 구문, 의미, 화용, 조음, 문해의 모든 영역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였다. 직접평가 지시문은 성인이 아동의 수준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선택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결과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Kim et al., 2023). 하지만 한편으로 5개 문항은 아동의 언어발달을 정확하게 평가하기에는 다소 적은 문항으로 여겨지기도 하므로 본 검사 도구에서 결과가 낮게 나타나는 아동의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언어발달검사는 웹 기반 간편 검사라는 점에서 검사 도구의 편리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동의 언어발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선별을 위한 평가가 매우 중요한데, 특히 다문화가정 보호자들의 경우에는 검사에 대한 정보조차 알기 어렵다는 의견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Choi et al., 2019; Oh, 2011). 실제로 본 연구에 참여한 한 일반 아동의 보호자조차도 자신의 아동이 좀 느린 것 같다는 것은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객관적인 검사 도구로 평가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것들은 기존에 공인된 언어발달검사들의 접근 장벽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동의 발달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련의 연속적인 과정임으로 언어발달검사는 아동의 발달에 따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Mardell-Czudnowski & Goldenberg, 1998). 이러한 점에서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으로도 손쉽게 평가할 수 있는 본 검사 도구는 이러한 접근성의 한계를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검사의 접근성 및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 할 것이며, 관련 기관 배포와 보호자 교육 등 검사 정보제공 경로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웹 기반 선별용 간편 언어발달검사는 다양한 언어ㆍ문화적 환경에 놓인 아동들의 언어발달 선별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진행되기는 했지만, 개발된 검사가 평가하고 있는 언어발달 내용은 비단 특정 집단에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발달 범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예방 개입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나 36개월 이상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발달 평가도구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Lee, 2000) 3세부터 9세까지를 평가대상으로 하는 본 검사 도구는 아동의 발달상의 위험을 판단하고 개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종합적인 언어발달 점수에 따라 아동을 일반군, 주위군, 위험군 등으로 구분하여 단계별 예방 및 개입 프로그램을 제안해 줄 수 있을 것이며, 구문, 의미, 화용, 조음, 문해 영역별로 아동에게 부족한 영역을 선택적으로 개입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검사 도구의 활용을 통해 현장에서의 지원이 실제로 연계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서 다양한 개입 프로그램의 개발까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3A2A01096102).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1S1A3A2A01096102)
References
-
Alfonso, V. C., Engler, J. R., & Lepore, J. C. C. (2020). Assessing and evaluating young children: Developmental domains and methods. In V. C. Alfonso & G. J. DuPaul (Eds.), Healthy development in young children: Evidence-based interventions for early education (pp. 13-44). Washington, DC: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https://doi.org/10.1037/0000197-002]
-
Choi, E. J., Jung, S.-I., Yim, D., & Kim, Y. T. (2019). A needs analysis of mothers from multicultural family for child language development screening tests: Using focus group interview.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4(3), 565-575.
[https://doi.org/10.12963/csd.19607]
- Choi, M. (2017). A study on the necessity of multi-cultural counseling and education: Focusing on counseling cases of multi-cultural students. Multiculturalism and Human, 6(1), 1-29.
-
Gilkerson, J., Richards, J. A., Warren, S. F., Oller, D. K., Russo, R., & Vohr, B. (2018). Language experience in the second year of life and language outcomes in late childhood. Pediatrics, 142(4), e20174276.
[https://doi.org/10.1542/peds.2017-4276]
-
Han, J. Y., & Yim, D. S. (2018). Korean brief parent report measures of language development in children with vocabulary delay. Journal of Speech-Language & Hearing Disorders, 27(2), 69-84.
[https://doi.org/10.15724/jslhd.2018.27.2.007]
-
Joo, H., Kim, J., Nam, S., Chung, H., Kim, Y., & Yim, D. (2024). A preliminary study on the reliability and validity of the web-based parent screening of language and emotion. Korean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58(4), 153-173.
[https://doi.org/10.15861/kjse.2024.58.4.153]
-
Kaiser, A. P., & Roberts, M. Y. (2011). Advances in early communication and language intervention. Journal of Early Intervention, 33(4), 298-309.
[https://doi.org/10.1177/1053815111429968]
- Kerlinger, F. N. (1973). Foundations of behavioral research (2nd ed.). New York, NY: Holt, Rinehart and Winston.
- Kim, J. (2009). Educational evaluation. Seoul: Dongmunsa.
-
Kim, S. J., Kang, J. K., Kim, Y. T., & Hong, K. H. (2023). A study of validity and satisfaction of tele-assessment.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8(2), 372-385.
[https://doi.org/10.12963/csd.23971]
- Kim, Y. T. (2002). Content and reliability analyses of the 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 (SELSI). Korean Journal of Communication Disorders, 7(2), 1-23. uci:G704-000725.2002.7.2.013
- Koo, H. (2009). A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analysis of the influence of language, cognitive, and social and emotional development on the children with aggressive behavior at multi-cultural families in agricultural & fishing areas. The Korean Journal of 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 9(3), 1-21. uci:G704-001667.2009.9.3.003
- KYCI (Korea Youth Counseling & Welfare Institute). (2022). Youth counseling issue paper (Vol. 4).
-
Lawshe, C. H. (1975). A quantitative approach to content validity. Personnel Psychology, 28(4), 563-575.
[https://doi.org/10.1111/j.1744-6570.1975.tb01393.x]
- Lee, N. (2022, May 29). Actively utilize multicultural social experts to provide inclusive support for multicultural families. DBA News. Retrieved from https://www.db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82
- Lee, S. (2000). Facilitating family invovement in special education. Korean Journal of Communication Disorders, 5(1), 174-191.
-
Maas, W. (2000). Early detection of speech and language delays in the Netherlands. The case for integrating primary and secondary prevention. Child: Care, Health and Development, 26(2), 150-162.
[https://doi.org/10.1046/j.1365-2214.2000.00175.x]
- Mardell-Czudnowski, C., & Goldenberg, D. S. (1998). Developmental Indicators for the Assessment of Learning (3rd ed.; DIAL-3). Circle Pines, MN: American Guidance Service.
- Meisels, S. J., & Provence, S. (1989). Screening and assessment: Guidelines for identifying young disabled and developmentally vulnerable children and their families. Washington, DC: National Center for Clinical Infant Programs.
- Oh, M. S. (2011). Realities and challenges of education for children of multicultural families in Korea: Preliminary results from interviews of six multicultural families. Multicultural Education Studies, 4(1), 43-77. uci:G704-SER000014606.2009.8.1.003
-
Oh, S., Kim, Y., & Kim, Y. (2009). Preliminary study on language characteristics and related family factors in children from multicultural family. Special Education Research, 8(1), 137-161.
[https://doi.org/10.18541/ser.2009.04.8.1.137]
-
Olswang, L. B., Rodriguez, B., & Timler, G. (1998). Recommending intervention for toddlers with specific language learning difficulties: We may not have all the answers, but we know a lot. American Journal of Speech-Language Pathology, 7(1), 23-32.
[https://doi.org/10.1044/1058-0360.0701.23]
-
Rescorla, L. (2009). Age 17 language and reading outcomes in late-talking toddlers: Support for a dimensional perspective on language delay.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52(1), 16-30.
[https://doi.org/10.1044/1092-4388(2008/07-0171)]
- Son, W. K., & Hwang, H. I. (2004). Constructing a developmental test for 3 & 4-year-old children. The Korean Society For Early Childhood Education, 24(5), 43-62. uci:G704-000049.2004.24.5.002
- Sung, T. (2002). Validity and reliability. Seoul: Hakjisa.
- Wiig, E. H., & Semel, E. M. (1976). Language disabilities in children and adolescents. Columbus, OH: Merrill.
- Yoon, C. Y. (2006). A normative study of Korean developmental inventory for preschoolers and developing web-based computer-assessment system. Journal of Special Education & Rehabilitation Science, 45(3), 85-104. uci:G704-001516.2006.45.3.004
- Yoon, M. S. (2007). A qualitative study of the evaluation of communication abilities in the diagnosis of children with hearing impairment. Korean Journal of Communication Disorders, 12(3), 447-464. uci:G704-000725.2007.12.3.007
- Yoon, M.-S., & Choi, E.-A. (2010). Early intervention for children with hearing impairment: Assessment of communication abilities. Korean Journal of Communication Disorders, 15(1), 1-19. uci:G704-000725.2010.15.1.001
참 고 문 헌
- 구효진 (2009). 농ㆍ어촌 다문화가정유아의 언어, 인지, 사회-정서발달수준과 공격성의 구조모형 분석. 유아특수교육연구, 9(3), 1-21.
- 김상진, 강진경, 김영태, 홍기형 (2023). 원격 언어 선별검사의 실시방법에 따른 타당도와 아동의 수행력 및 어머니 만족도 차이 연구.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8(2), 372-385.
- 김영태 (2002). 영유아 언어발달검사(SELSI) 개발 연구: 문항 및 신뢰도 분석. 언어청각장애연구, 7(2), 1-23.
- 김진규 (2009). 교육평가 탐구이야기. 서울: 동문사.
- 성태제 (2002). 타당도와 신뢰도. 서울: 학지사.
- 손원경, 황해익 (2004). 3, 4세용 유아발달검사 개발연구. 유아교육연구, 24(5), 43-62.
- 오만석 (2011).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현실과 과제: 여섯 가정을 중심으로. 다문화교육연구, 4(1), 43-77.
- 오소정, 김영태, 김영란 (2009). 서울 및 경기지역 다문화가정 아동의 언어특성과 관련변인에 대한 기초 연구. 특수교육, 8(1), 137-161.
- 윤미선 (2007). 청각장애 아동의 진단과 평가 시 의사소통능력 평가의 중요성에 관한 질적연구. 언어청각장애연구, 12(3), 447-464.
- 윤미선, 최은아 (2010). 청각장애영유아 조기중재: 의사소통 능력의 평가. 언어청각장애연구, 15(1), 1-19.
- 윤치연 (2006). 한국 유아발달검사 표준화 및 웹 기반 평가시스템 개발.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 45(3), 85-104.
- 이남철 (2022.05.29.). 다문화가족의 포용적 지원을 위한 다문화사회전문가 적극 활용. 동북아신문. https://www.db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3882
- 이소현 (2000). 특수교육에 있어서의 바람직한 가족 참여를 위한 지원 및 중재 방안 고찰. 언어청각장애연구, 5(1), 174-191.
- 주혜진, 김정원, 남서현, 정하은, 김영태, 임동선 (2024). 웹 기반 부모 보고형 언어-정서 선별검사의 신뢰도 및 타당도 예비연구. 특수교육학연구, 58(4), 153-173.
- 최미희 (2017). 다문화상담 및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제언: 다문화학생의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다문화와 인간, 6(1), 1-29.
- 최은정, 정상임, 임동선, 김영태 (2019). 영ㆍ유아 언어발달 선별검사 개발을 위한 다문화가정 어머니의 요구 분석: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중심으로. Communication Sciences & Disorders, 24(3), 565-575.
-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2022). 다문화 청소년, 배제가 아닌 수용과 통합으로(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 2022.Winter 통권 제4호).
- 한지윤, 임동선 (2018). 부모 보고형 아동 언어 능력 평가도구(KBPR)의 표준화를 위한 예비연구. 언어치료연구, 27(2), 69-84.